기도로 심은 씨앗, 뛰는 심장이 되다
- 작성자 : 4
- 12-06-30 16:08
Atlanta Heart Specialist, LLC 송효섭 심장전문의 / David H. Song, MD
“저는 아버지를 아버지로서보다는 ‘목회자’로서 더 존경합니다. 아버지는 엄하셨고, 목회와 심방 때문에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하셨어요. 부모님께서 특별히 조언하진 않으셨지만, 저희 형제들은 그 신앙의 실천을 보면서 자랐지요. 아버지는 설교와 행동에 차이가 없으셨고, 열심히 사셨어요. 저는 대학 때 가난해서 받는 장학금을 받았고, 여름이면 맥도날드, 플리마켓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저희 육남매에게 용돈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거든요.
한국에서도 가난하셨던 아버지는 독학을 하셨고 영양실조로 쓰러진 적도 있으세요. 시골에 교회가 있었는데, 서울을 오가며 공부를 하셨지요. 전기세를 낼 돈이 없어 십일조를 나중에 내면 어떻겠냐고 어머니께서 물으신 적이 있는데, 화가 나셔서 사례비 전부를 난로불에 던지셨대요.”
송효섭 심장전문의(David H. Song, MD)는 아무리 바쁜 일상이라도 금요일 오후에는 꼭 부모님과 식사 시간을 갖는, 은퇴목사인 그의 아버지가 기자에게 자랑했던 ‘효자’다. 5남 1녀 중 셋째 아들로 태어난 그는 1980년, 14세에 아버지(송영성 목사)를 따라 미국에 왔다. 송 목사는 자녀들을 향해 목사, 판사, 의사로서 사회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서원 기도를 했다. 부담은 있었지만, 아버지를 실망시켜드리기 싫어 ‘일단 해보자’고 결심하며 노력했다는 것이 송 닥터의 솔직한 심정이다. 부모의 믿음 안에서 소망을 담은 꿈들은 실현됐다. 큰 형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목회를 하고 있으며, 둘째 형은 무비 디렉터, 여동생은 약사, 막내 동생은 특허 변호사가 됐다.
“처음 미국에 와서 말이 안 통해서 친구들과 싸우기도 하고, 시험지 답안이 ‘inflation’이었는데 한국에서 ‘인플레’ 하던 것이 생각나 ‘inple’라고 적어 틀린 적도 있었죠. 다행인 것은 형제가 많았기 때문에 미국 정착이 힘들지 않았다는 사실이에요. 처음에는 운동만 하고 놀다가 영어가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좋은 대학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지요. 나이가 드니 걱정이 되더라고요. 부모님을 따라 고등학교 때 이사를 다섯 번이나 다니던 중, University of NC에서 화학을 전공했습니다.”
아버지의 서원 기도로 의사가 되어 34세에 애틀랜타 심장전문의 그룹 오픈
수련의를 마치고 98년 아틀란타로 이주해 그룹 프랙티스에서 일한 그는 2년 후, 34세의 젊은 나이에 브라운대 동창인 인도인 친구 Dr. Chandra와 함께 Atlanta Heart Specialist, LLC를 개업했다. 현재 Atlanta Heart Specialist은 Johns Creek, Tucker, Cumming, Lithonia 네 지역에서 8명의 심장전문의와 함께 하고 있다.
“그룹 속에서 일하는 조건이 제가 제안받았던 내용과 많이 달랐어요. 그래서 ‘하다 안되면 다시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개업하게 되었지요. 저희 그룹에 심장전문의가 8명이므로, 현재까지 밝혀진 심장에 관한 모든 시술을 할 수 있습니다. 환자들이 다른 병원에 갈 필요 없이 초음파, CT 등의 테스트가 가능하고, 정밀 수술 외에는 크리닉에서 모두 할 수 있으며, 4개 크리닉의 기록이 공유되어 어느 곳에서도 진료 기록을 한 눈에 볼 수 있지요. 24시간 당직의사가 회진하며, 제 환자의 경우, 언어가 불편하면 제게 바로 연락이 옵니다.”
애틀랜타 지역에 코리언 어메리컨 심장의는 4명이다. 그 중 송효섭 닥터는 유일하게 한국어를 하는 의사다.
“의대 2학년 때 로테이션을 하는데, 심장 분야가 좋았고, 지도교수님 또한 제게 어울린다고 추천해 주셨어요. 생명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고, 청진기로 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소아과 심장전문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심장의 섬세함을 느끼게 되었고, 많은 분들이 정상인으로서 생활할 수 있도록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치매에 걸리면 다시 돌아오기 어렵지만, 심장은 위험했다가 완전하게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심장전문의들은 보람이 큰 만큼 생사를 좌우하는 순간에 서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송 닥터는 “최선을 다하면 결과에 관계 없이 가족도 신뢰를 준다”고 말했다.
“저 또한 아는 지식으로 치료할 뿐이므로 모든 심장병을 고칠 수는 없지요. 뭐든지 치료할수 있다는 마음은 갖지 않습니다. 최선을 다할 뿐이지요. 원래 운동을 좋아해서 스트레스는 테니스, 농구를 즐기며 날리는데, 얼마 전 대학생, 고등학생들과 농구를 하다가 손목이 부러진 이후로는 젊은 친구들과는 플레이 안해요. 정형외과 의사가 나이를 생각하라고 하더군요(웃음).”
나의 갈 길 다하도록 인도하심 꿈이 있으면 게으를 수 없다
1.5세의 전형인 그에게 후배 1.5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부탁했다.
“꿈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목적이 있으면 열심히 하게 되고, 언어의 장벽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일정하게 이루고자 하는 것이 없으면, 이 미국사회에서는 당연히 게을러지고, 노는 데 빠질 수밖에 없어요. 많은 1.5세들이 한국에는 관심이 많은데, 미국사회에는 헌신하지 않고 외국 사람처럼 살아갑니다. 목적을 갖고,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지며, 미국사회에 진출해 당당히 미국 사람으로 살았으면 합니다.”
한국에서 국어와 역사를 좋아했다는 그는 형제들이 많아 한국어를 계속 할 수 있었고, 한인교회에 다니며 한국어 설교를 들을 수 있었기에 지금도 한국 문화를 즐길 수 있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그는 한국어로 <화폐 전쟁>을 감명깊게 읽었다.
“부모님께서는 크리스찬이 모두 목회를 할 수 없으니, 사람을 고치면서 전도도 하라고 하셨어요. 그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제 나름대로 좋은 크리스찬이면 사회의 좋은 일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충청도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생각지도 않은 이민을 오고, 언어 장벽도 있던 제가 미국에서 의대를 갈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합니다. 대학에서는 신앙도 재검토할 수 있도록 인도하셨습니다. 불신자들을 긍휼히 보지 못하는 신앙적 교만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요. 현재 새한장로교회에서 30~40대 영어권 가정들과 신앙 안에서 교제할 수 있는 것도 감사한 일입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한복음 8장 32절)’를 의대 입학 에세이에 인용했었다는 송효섭 닥터는 이 성경 구절을 요즘도 이메일에 덧붙인다. <나의 갈 길 다하도록>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찬송이다. 주어진 길이 다하도록 믿음으로 살 때 하늘의 위로를 받음을 간증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무슨 일을 당하든지 만사 형통한 인도하심이 그의 삶을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문의: Atlanta Heart Specialist, LLC 송효섭 심장전문의 / David H. Song, MD
770-622-1622
4375 Johns Creek Pkwy, Suite 350
Suwanee, GA 30024
글·사진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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