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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도목사 목회칼럼] ‘동성애에 대한 이해와 목회적 대책’ 포럼을 마치고


‘동성애에 대한 이해와 목회적 대책’ 포럼을 마치고

얼마 전에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녀석과 식사를 하는 중에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아들은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 이미 LGBT(lesbian, gay, bisexual, and transgender)클럽이 있고, 지도교사까지 있다고 했습니다. 가까운 친구들 중에서 커밍아웃을 한 친구도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렇다고 했습니다. 커밍아웃을 하고 난 다음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에 아무런 문제가 없느냐고 물었습니다. 없다고 하더군요.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다시 물었습니다. 아들이 저를 흘낏 보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빠, 우리 학교는 말이야, 성적 정체성을 밝혔다고 해서 그 사람을 이상하게 보지 않아. 그 정도의 수준이 낮은 학교가 아니야.”

사실 아들의 말에 적잖이 놀랐습니다. 그리고 다시 물었습니다.

“수준이라고? 왜 LGBT를 인정하는 것을 ‘수준’이라고 말을 하지?”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아들이 대답했습니다.

“아빠, 나는 지금 LGBT를 인정하느냐 마느냐는 말하는 게 아냐. 다만 다른 사람과 나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의 선택을 비난하지 않는 태도를 말하는 거야. 나는 동성애자가 아니고 그들의 가치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대하거나 비난할 생각은 없어. 사람들은 다들 각자의 생각과 가치를 가지고 살잖아. 나와 다른 생각과 가치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왜 내가 반대하고 비난해야 해?”

저는 이 말이 우리가 사는 시대의 가치관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고 각자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 - 그것은 소위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교양있는 태도로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 자신에게 있는 절대적인 가치와 분명한 입장으로 현대 문화를 해석하고 다른 사람을 설득하려는 시도를 무례와 독선으로 이해합니다. 오늘날 교회는 가치와 선택의 다양성을 인정하라는 무언의 압력을 받으면서 우리에게 있는 복음을 전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제가 속한 교단(재미 한인 예수교 장로회 고신)에서는 지난 주 총회 기간 중에 ‘동성애에 대한 이해와 목회적 대책’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었습니다. 각 분야와 입장을 가진 전문가들을 초청하고 목회자들과 함께 토론했습니다. 3-4개월 전부터 발제자와 질문자들을 선정하여 가능한 수준에서 토론하면서 준비했었습니다. 목회 일선에서 땀 흘리는 교단의 모든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더움이 되고 도전이 되기를 소망했습니다.

저희가 포럼을 준비하면서 설정한 목적은 심플합니다. 첫째는 잘 알지 못하는 논리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무엇을 주장하는지, 어떤 생각인지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우리도 공부가 필요합니다.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동성애 포비아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불결하고 더러운 존재로만 인식합니다. 세상에 만연한 수많은 죄에 뒹굴며 사는 것이 우리들인데, 마치 동성애는 그 모든 죄와는 다른 특별하고 독립적인 죄인 것처럼 생각합니다. 알아야 비판할 수 있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둘째, 따라서 막연한 분노나 적개심이 아니라 사랑하고 품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기를 원했습니다. 예수님 시대에 가장 소외받는 이웃으로서 세리와 창녀가 있었다면 우리 시대에 가장 적대적 이웃으로서 동성애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우리들에게 얼마나 해로운지를 생각하기 전에 그들 또한 하나님께서 우리 시대를 함께 살아가게 하신 이웃임을 고백해야 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로 구체적으로 교회와 목회자들이 동성애와 관련한 법적인 문제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은지를 알고 싶었습니다. 언론과 SNS를 떠도는 괴담들이 있습니다. 마치 동성애를 옹호하는 단체들이 조직적이고 악의적으로 교회와 성도들을 해치는 것으로 생각하는 성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동성애자들에 대해 교회는 비교할 수 없이 우위에 서 있습니다. 더 많이 가졌습니다. 우리가 법적으로 조금만 준비하면 동성애자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잘 방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포럼을 마치고 나니 좀 더 잘 준비했어야 하는 일들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목적한 바를 잘 이루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보수적인 저희 교단에서 아주 좋은 첫 발걸음을 옮겼다고 생각합니다. 현대 문화를 십자가의 사랑으로 이끌어가는 교회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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