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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우목사 칼럼] 천칭(天秤)


▲ 김만우 목사

천칭은 천평칭(天平秤)의 준말로 저울(balance, scales)을 뜻한다. 가로 뻗은 막대기 양편에 접시 올려놓고 한쪽엔 일정한 무게의 추를, 다른 한쪽엔 달 물건을 올려놓고 무게 잰다. 글자 그대로는 하늘 균형의 저울이다. 영어의 balance는 좌우대칭으로 중력적 균형을 일컬음인데, 라틴어 bilanx(두개의 접시)에서 왔다. 천칭 양쪽에 올려놓는 접시(scales)는 아마도 애초에 대형가리비(scallop) 껍데기(scale)에 물건을 담아 손으로 어림짐작 무게를 달던 데서 이름이 생겼을 것이다. 천칭은 한쪽 접시에 법을 다른 한쪽 접시에 죄를 올려 판단한다는 사법부의 상징이 되었다. 천칭의 원리는 다방면으로 개발되어 비행기 우주선 군함 등의 대량질량에서 작은 원자의 질량까지 측정하게 되었다. 천칭은 단순히 물건 재는 저울에서 인간의 윤리도덕까지 측정하는 철학적 의미뿐 아니고, 10-13세기 유럽의 전쟁 질병 자연재해로 종말사상 대두와 함께, 영적 진리전달과 아울러 당시 천주교회 인민통치수단으로 원용하면서, 중세 성당의 최후심판 그린 성화나 새긴 조각에서 소위 말하는 영혼 무게달기’(psychostasia) 천칭이 나타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불란서 빠리 노트르담 대성당, 스페인 바로셀로나 카탈로니아 미술관, 폴란드의 그다인스크 국립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성경에 저울 이야기는 3번 나온다. 바벨론이 유다 멸망시킬 때 가져간 예루살렘성전 은 금 그릇들로, 벨사살왕과 귀족들 왕후들 빈궁들이 함께 술파티를 즐기는 중, 바람벽에 나타난 손가락이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을 썼는데, 다니엘이 해석한 그 뜻은 하나님이 이미 왕의 나라의 시대를 세어서 그것을 끝나게 하셨고, 왕이 저울에 달려서 부족함이 뵈었다는 것이었다. 벨사살은 그 밤에 메대 다리오왕에게 죽임 당하고 바벨론도 망했다. 시편62:9진실로 천한 자도 헛되고 높은 자도 거짓되니 저울에 달면 들려 입김보다 가벼우리라는 말씀이 있다. 천한 자는 이 세상 공허한 것을 좇으니 헛되어지고, 지도자들은 민중을 속임으로 거짓되다는 것이다. 욥은 언제 나의 행위가 허탄하였으며, 내 발이 궤휼에 빨랐던가? 그리하였으면 내가 공평한 저울에 달려서 하나님이 나의 정직함을 아시게 되기를 원하노라’(31:4-6), 마음을 저울질하시는 하나님께서(24:12), 그의 순전함을 공평한 저울에 달아주시기를 호소한다. 구원의 하나님은 공평한 저울과 공평한 저울추를 강조하셨다(19:36).

사법부가 법전으로 죄를 판단한다면, 우리 주님은 성경으로 세상을 심판하신다. 성경말씀대로 믿어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함을 받은 성도는, 어떤 면에서 한편에 세상을 올려놓은 반대편에 올려지는 저울추와 같다. 하나님 앞에서 그 시대의 보증이기도 하다. 소돔고모라 전체를 지탱할 의인 10인과(18:32), 예루살렘 지탱할 의인 한사람 (5:1) 없어 망했고, 니느웨성은 전국민회개로 저울추 균형을 잡았는데, 특히 하나님은 좌우 분변치 못하는 12만명 어린이로 니느웨 지탱의 저울추로 삼으셨다(4:11).

성도와 교회가 그 시대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는 이유가 두가지 있다. 성경에 기초한 성도의 경건 진실 정직 말씀순종이 실종되어 교회의 거룩성 상실 때문이요, 이슬람국가와 같은 극단적인 테러로 말미암아 순교 투옥 처형 박해와, 자유세계 웰빙주의 탐닉으로 인한 경건한 성도의 급감 때문이다. 이락의 경우 제1차 중동전 150만 기독교인이 현재 50만 밖에 남지 않았다. 자유세계교회가 고난 없이 지나는 동안에, 하나님중심 성경중심 주의 피로 값 주고 사신 주의 몸 된 교회중심의 신본주의를 떠나서, 인본주의 인도주의 인권 행복 지상주의에 영합함으로 성경을 떠난 기독교로 전략하면, 이 세대를 지탱할 영적 무게를 상실하고 마는 것이다. 벨사살왕은 옛날 옛적 이야기가 아니고 바로 오늘 나와 너 우리들의 피부에 와 닿는 이야기인 것이다. 시편성도처럼 비루함이 인생 중에 높아지는 때에 악인이 처처에 횡횡하는데, 경건한 자가 끊어지며, 충실한 자가 인생 중에 없어지는’(12) 세태를 탄식하며, 우리도 니느웨성처럼 하나님께 돌아가 통회하며 하나님의 자비하심 간구해야 할 것이다. 일제 말엽 어둡고 괴로워라 밤이 깊도다하던 절규가 새삼스럽다. 6.25때 경남일부만 남은 지역교회들이 밤마다 모여 민족구원을 울부짖던 때가 그립다. 정말 오늘의 교회가 이 시대 부정부패 죄악의 중압감을 감당할 수 없단 말인가?(2015/10/12 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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