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복 목사의 설교아카데미 14 (적용 III-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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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02-18 15:05
설교 준비의 실제 X:
적용 III-1
존 스토트(John Stott) 목사는 설교를 ‘다리 만들기’(bridge-making)라 불렀다. 이 말은 최초의 청중의 필요와 관련해서 과거에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을 오늘날 청중에게 관련성(relevant) 있게 만드는 작업이라는 뜻이다. 스토트의 이 말은 설교에서 적용이 얼마나 중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인가를 잘 대변한 말이기도 하다.
과거에 주어진 말씀과 현재의 청중을 연결시키는 적용을 위해서 설교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중의 다른 하나는, 성경 본문에 등장하는 어떤 인물과 자신을 ‘일치’(identification) 시키는 것이다. 이런 적용 방법을 많은 설교자들의 설교를 통해서 우리는 들을 수 있다. 또 요즈음 유행하는 큐티(QT) 모임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아브라함이 가장 귀한 아들을 드렸으니 나도 오늘 가장 귀한 것을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는 식의 적용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은 성경 본문에 등장하는 어떤 인물의 행위를 우리가 따라야 할 모범으로 삼고 적용하는 방법이다.
이와 관련하여 에모리 대학 신학부 설교학자였던 크래독(Craddock)은 ‘모범’이나 ‘일치’라는 용어 대신 ‘참여’(participation)라는 단어를 쓰면서, 만일 본문에 참여할 수 있는 어떤 방법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설교자는 본문과 청중 사이에 충분한 다리를 놓지 못할 것이다 라고 하면서 ‘일치’의 가능성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청중이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들과 유사한 경험이나 생각들을 본문 속의 인물들로부터 발견하게 될 때 ‘참여’가 발생하고 과거와 현재 사이에 다리가 놓이게 되어 적용이 발생한다고 보았다. 성경 학자인 아모스 와일더(Amos Wilder)도 “우리는 아담, 노아, 아브라함, 모세, 다윗 등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 자신들을 볼 수 있다”고 하면서 청중은 이런 이야기들 속의 인물들과 동일하게 일치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해석학적인 이유들 때문에 이러한 ‘일치’를 통한 적용에 대단한 주의를 요구한다. 토론토대학 낙스 칼리지의 설교학 교수였던 페리스(Farris) 교수는 적용에서 사용하는 ‘유비’(Analogy)는 어디까지나 비슷함(likeness) 또는 유사함(similarity)이지 일치(identification)는 아니라고 한다. 모든 성경의 기사는 오늘의 우리와는 명백히 다른 구체적인 사람들과 시대 그리고 상황들에 주어졌기에 서로 사이에서 일치를 찾는 것은 해석학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한다. 어네스트 베스트(Ernest Best)는 일치를 통한 적용은 각 성경 이야기에 깊이 담겨있는 문화적이고 상황적인 요소들을 무시하게 된다 고 했다. 나아가 칼빈 신학교 설교학 교수였던 시드니 그레이다너스(Sidney Greidanus) 교수는 일치를 통한 적용 방법은 성경 이야기들을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문학적(literary)이고 정경적인(canonical) 문맥에서 탈선시켜 이해하는 것이므로 대단히 위험한 것이라 했다.
예를 들어, 창 22장(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본문)을 그 본문의 정경상의 의미나 구속사적인 위치를 무시하고 단순히 ‘일치’를 통한 적용을 구할 때, 혹자는 아브라함, 혹자는 이삭, 혹자는 아브라함의 종들, 혹자는 모두 다와 일치를 하게 되어 본문의 저자의 원 의도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지극히 주관적이고 인간중심적인 적용에 이르게 된다. 그러면 보다 균형 잡힌 일치를 이용한 적용 방법은 무엇일까? 다음 호에 계속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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