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기사 스크랩] 한국 제15차 의료선교대회
- 작성자 : HesedMoon
- 17-09-24 22:07
부와 명예 버리고, 삶의 의미 찾았습니다
제15차 의료선교대회
2017-09-25
‘제15차 의료선교대회’ 참가자들이 23일 대구 내일교회 안에 마련된 의료선교단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빚을 얻어 개원한 지 4개월 만에 외환위기가 터졌다. 미친 듯이 일한 덕에 폐업은 면했다. 돈을 벌어도 만족감이 없었다. 어느 순간 허무함이 일상을 지배했다. 몇 평 되지 않는 한의원이 감옥처럼 느껴졌다. 일을 접고 1년간 칩거했다. 스스로 삶을 마감하기 직전까지 갔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매일 성경을 묵상하며 기도했다. 응답을 들었다. “너는 나의 사랑하는 아들이다. 내가 너로 인해 기뻐한다.”
그 무렵 한 치과의사가 시베리아로 선교를 떠나는데 한의사를 필요로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홀린 듯 지원했다. 첫 선교를 통해 ‘하나님이 내게 의술을 배우게 하신 것은 소외된 이웃을 치료하며 복음을 전하게 하려하심’이란 생각을 갖게 됐다.
본격 선교에 뛰어들기로 다짐한 후 이민을 간 호주에서 동료 한의사들과 G선교단체를 창립, 2010년부터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무슬림 선교에 나섰다. “병을 낫게 해주는 실질적 도움을 줘 신뢰를 얻고, 지속적으로 복음을 전하니 개종하는 무슬림이 나날이 늘었습니다. 비로소 삶의 의미를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3일 대구 성서동로 내일교회에서 송영근(49) 선교사의 간증을 듣는 청중은 중간중간 공감을 표하는 박수를 쳤다. 이들은 22일부터 24일까지 열린 ‘제15차 의료선교대회’ 참석자들이다. 현지 의료선교사와 선교를 꿈꾸는 기독 의료인 등 300여명은 ‘선교 사명’이 안락한 삶보다 우위에 설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논했다.
2010년부터 잠비아 수도 루사카 외곽에 병원을 열어 가난한 이들에게 무료로 진료하고 있는 전미령(60·여) 선교사는 선교의 참의미를 최근 깨달았다고 했다.
“1987년 케냐에서 간호사를 구한다는 신문광고를 보고 무작정 아프리카로 갔지요. 30년 동안 수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며 깨달은 것은 선교란 하나님과 템포를 맞춰야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내가 의술이 있어도 하나님의 때가 아니면 아무 효력을 발휘할 수 없고, 복음도 전할 수 없음을 경험했지요.”
새내기 의료인들은 선교대회에서 소명의식을 다졌다. 고신대 의대 본과 2학년 이서희(27)씨는 “기독인 의사로서 부와 명예를 쫓는 것이 옳은 삶인지 판단이 서지 않아 이곳을 찾았다”며 “의료 선교사들 삶을 보며 당장 하나님께 내 삶의 방향을 묻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선교대회에서는 의료선교단체의 사역을 소개하는 40여개 부스도 운영했다. 국제의료협력단, 명성기독병원, 인터서브 등이 참여했다.
대회를 주관한 한국기독교의료선교협회의 회장 유기환(고려대 의대) 교수는 “과거 한국교회는 부흥운동의 영향을 받아 목회자 중심의 선교를 활발히 했지만 선교지의 환경이 변한 만큼 현재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평신도 선교가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1969년 창립한 한국기독교의료선교협회에는 79개 의료 선교 단체가 소속돼 있다. 의료선교대회는 1989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2년마다 열리고 있다.
대구=글·사진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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