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04-29 16:39
[이응도 목사 칼럼] 꽃을 들고 세상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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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HesedKosin
조회 : 1,831  

꽃을 들고 세상을 보다. 

저는 이제 목회의 전반부를 지난 목회자입니다.  지난 20년간 저는 참 복받은 목회자였습니다.  섬길 교회와 성도들이 있고, 함께 지역사회와 시대를 위해 일하고 섬길 일꾼들이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하지만 지난 2-3년 간 저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제가 받은 복음, 제가 전해야 하는 복음과 저의 삶의 거리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저의 ‘요셉프로젝트’와 ‘복음적 중립지대’라는 이름으로 저의 목회를 교회와 지역사회에 설명해왔습니다. 이 두 개념의 핵심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복음으로 살아가는 데 있습니다.  인격과 성품과 삶의 가치와 목표가 복음에 맞게 변해야 합니다.  목회자가 이것을 설교하는 일보다 성도들이 삶으로 살아가는 것은 더욱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성도들에게 설교한 것을 제가 한번 살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9월 ‘꽃 가게’를 시작했습니다.  더 좋은 목회자 되어서 교회와 하나님의 나라를 더 잘 섬기고 싶은는 열정에서 시작된 일임을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동기를 네 가지로 정리해봤습니다. 

첫째는 성도들의 치열한 삶을 가까이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교회에서 태어나서 교회에서 자라고 살고 있습니다.  복 받은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가끔 성도들이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었습니다.  ‘믿음이 있다면... 그 정도를 못할까...?’라고 생각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왜 성장하지 않지... 왜 안변하지...?’  혹시 마음이 상할까... 관계가 상할까... 말은 못하지만 속으로 많이 답답해했었습니다.  성도들의 일상의 삶과 제가 전하는 말씀에 거리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성도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길은 성도들처럼 살아보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두 번째는 미국 사회를 배우고 싶었습니다.  한인 이민자들의 교회는 미국 속에 있는 한국과 같습니다.  20년간 이곳에 살았는데 이곳 사람들의 좋은 이웃이 되지 못했습니다.  하나님 안에서, 서로의 곁을 지키는 선한 이웃의 삶을 살자고 역설하지만.... 한국 사람들만 저의 이웃은 아니지 않습니까?   미국에 살면서 미국을 배우는 일은 결국 그 사회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제일 좋은 길이라고 생각했구요, 그 중에 한 길을 제가 걸어야 할 길로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세 번째는 목회적인 도전입니다.  저는 늘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교회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성도들이 살아가는 삶의 현장도 교회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직장은 그저 재정적인 필요를 채우는 수단에 불과한 것일까요?  꽃집이라는 작은 일터에서 제가 실험하고 도전하고 싶은 것은 사업에 대한 목회적 적용입니다.   함께 일하는 employee들, 가게에 와서 꽃을 사고 가는 손님들, 수많은 사연으로 꽃을 주문하고 배달하면서 단 한 순간의 만남도 그저 이루어지는 것이 없다고 생각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만남으로 알고 섬기려고 합니다.  정말 그렇게 되느냐고 묻고 싶으시지요.  생각하고 계획하는 것이 실제로 이뤄지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날마다 경험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한가지는 선교적인 도전입니다.  비즈니스의 목적을 선교적인 관점에서 세웠습니다.  요셉 프로젝트를 사업에 적용해서 ‘선교적 marketing’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지금 많지는 않지만 여러 단체, 사무실 등에 정기적으로 꽃을 납품합니다.  컨벤션이나 결혼식 같은 큰 행사들이 있습니다.  꾸준하게 꽃을 주문하는 손님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꽃집은 선교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미국 독립의 상징인 필라델피아, 독립 기념관이 있는 바로 옆 거리에서 꽃집을 하면서 이 꽃집에서 나오는 수익의 일부를 수탈과 핍박의 결과인 나바호 원주민들을 돕는 일에 사용하고자 합니다.  나바호의 한 초등학교와 일정한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번 달에는 그 학교에서 지역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농구대회를 하고 필요한 비용을 꽃집에서 선교헌금으로 전달했습니다.  물론 모든 선교헌금은 초대교회를 거쳐서 그곳을 섬기는 황성기 선교사님을 통해서 집행됩니다.  우리들의 사업의 현장과 교회와 선교지를 연결하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족을 하나 붙입니다.  사업에 대한 소유의 문제입니다.  저는 초대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로서 사역의 일부로 이 일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개인의 일이 아니라 교회의 사역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업의 소유는 교회에 있습니다.  물론 이 일을 시작할 때 여러 가지 방법적인 어려움 때문에 제 이름으로 사업자 등록이 되어있지만 장기적으로 ‘요셉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교회에 속한 비영리단체를 이미 만들었고 그 이름 아래로 귀속하려고 합니다.  지금 발생하는 이윤은 초기 비용을 감당하는 일에 사용하고 있고, 이것이 끝나면 보다 적극적으로 선교적 목적에 헌신하겠습니다.  물론 실패할 수 있고, 다소 위험한 모험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나이에 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도전이면서 헌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인도하실 것을 믿고 가는 일이고, 열정이 있을 때 헌신하는 일입니다.  기도해주시고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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