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2-06-30 15:55
박디모데 목사 / 에모리대학병원 임상목회교육 훈련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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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디모데 목사 / 에모리대학병원 임상목회교육 훈련교수
Chaplain Timothy Park / Emory Hospital CPE Supervisory Candidate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배우다

“우리가 하는 일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입니다. 그들이 갖고 있는 사연, 아픔을 담는 바구니가 되는 것입니다.”


박디모데 목사는 에모리대학병원에서 임상목회교육(CPE, Clinical Pastrol Education) 과정을 지도하는 훈련교수다. 그는 학생들이 병실 환자들을 만나고 기술한 리포트를 통해 그들이 몰랐던 강점, 약점, 신앙을 발견하도록 돕는다. CPE는 Th.D, Ph.D 시작 전 필수과목이며, 현재 장로, 감리교단은 안수 전 선행과목으로 채택하고 있기도 하다. CPE를 통해서는 목회, 병원이나 호스피스 채플린, 임상카운슬러 등으로 진로가 결정된다. 조지아에서 병원의 채플린이 되기 위해서는 CPE 4유닛을 이수해야 하고, 호스피스 채플린이 되기 위해서는 1유닛(신학대학 실천신학 6학점에 해당)을 이수해야 한다.

“CPE를 하게 된 동기는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 때문이었습니다. 환자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어려움과 고통, 시련 속에서 나를 발견하게 되었지요. 이 과정은 자신의 장점과 약점을 발견하게 합니다. 저는 에모리대 병원 ICU(중환자실, 병원내 사망률이 가장 높은 곳)에 근무했는데, 환자를 만나며 하나님의 은혜, 사랑, 제 자신의 신앙을 점검할 수 있었어요.”

그는 내장 감염으로 위급한 환자가 출혈이 심해 대화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두 손을 모으며 기도해달라는 눈빛을 보냈던 때를 잊지 못한다. 목회자로서 깊은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환자들과는 돌아다니면서 자유롭게 만나거나, 초청을 받거나, 임종을 앞둔 위급한 상황에서 만납니다. 채플린 사역에는 인간과 인간의 만남이 있습니다. 힌두교도도 우리가 찾아가면 반깁니다. 또한 민족성을 초월하는 일이 많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임상목회 교육은 신학생이 아니라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스님, 모슬렘, 라바이도 Spiritual Care Giver가 될 수 있지요. 우리가 하는 일은 얘기를 들어주는 것입니다. 그들이 갖고 있는 사연, 아픔을 담는 바구니가 되는 것입니다.”

채플린은 환자 가족과 깊게 사귀게 되고, 그들의 가장 귀중하고, 거룩한 과정을 같이 걷게 된다. 박 목사는 채플린의 99%는 크리스찬이며, 특히, 목회자라면 자신의 스타일을 발전시켜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버지가 중병에 걸린 외동딸을 만났는데, 처음에는 “나를 떠나가지 마”라고만 말했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가 마음이 놓일 수 있게 해드리라고 조언하니 “You can go now.(나 때문에 싸우지 말고 편안하게 가세요.)”라고 말하더군요. 그런 과정을 같이 인도해주는 것이 저희가 하는 일입니다.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위로하고, 편안하게 집으로 보내드리는 것, 이것이 제가 찾던 목회 같아요.”

박 목사는 채플린의 제 1덕목으로, 정죄하지 않고 포용하는 마음을 꼽았다.


“어떠한 환자를 어떤 순간에 만날 지 모르니까요. 가족이 위급한 상황에 처해지면 화를 내고 물건을 던질 수도 있어요.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에서 채플린에게 “야, 나가!”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다시 찾아가면, 조금씩 대화가 이뤄지지요. ‘무슨 사연이 있구나’ 생각하는 연민, 포용, 호기심, 사랑이 그들에게는 은혜의 시간이 됩니다.”
감리교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14세(1975년)에 이민 온 그는 청소년 시기에는 신앙에 대한 갈등이 많았다. 당시 이민 목회자는 이민자들이 정착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뉴저지에서 이민 목회를 하던 아버지는 새 이민자들의 이사를 돕고, 자녀를 학교에 입학시키고, 때에 따라 직장 알선, 운전 교육도 했다.

박 목사의 목회는 간증집회를 통해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은혜를 체험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며 남을 위해 살고 싶은 막연한 꿈으로부터 비롯됐다. 그리고 캘리포니아에서 20대에 2세 교회를 개척하며 2세 목회의 길을 걷게 된다. 5년 후 오렌지카운티제일장로교회 영어권 목회자로 부임한 그는 30대 후반에는 벌티모어 베델교회에서 2세 목회를 담당했다.

“많은 2세들이 사회에서는 4~50대가 되어 활약하고 있는데, 교회에 들어오면 1세의 그늘 밑에서 제대로 활동하고 있지 못합니다. 2세 교회가 1세 교회의 한 부서라기보다는 한 교회 안에 두 교회가 존재한다는 입장이 좋은 것 같습니다. 1세와 2세는 존경할만한 헌신과 신앙, 사회활동과 다문화라는 서로 장점이 있기 때문에 도우면서 일할 분야가 많습니다. 80년대 초 모국어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한국어로만 예배를 드렸고, 그런 이유로 2세들이 직장에 가면 존경을 받는데, 교회에 가면 애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앞으로 교회가 1세의 그늘에 2세를 둔다면, 교회가 자연스럽게 분리될 지도 모르겠다. 같은 언어, 문화, 습관을 중심으로 뭉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기 때문이다. 마틴 루터 킹 목사도 미국에서 가장 분리된 시간이 주일 아침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1세 목회자는 2세들의 다른 점을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그들의 사명과 가야 하는 길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도바울처럼 이중언어를 하며 이중문화에 살았던 사명을 바라봐야 해요. 시집가는 딸을 보내기 싫겠지만, 보내고 나면 자기 길을 잘 갈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2세를 밀어준다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거예요. 2세는 1.5세보다 1세를 이해 못해요. 특히 자녀와 대화를 많이 하지 못했다면 더욱 그렇지요. 그래서 1.5세는 다리를 놓는 목회의 리더가 될 거예요.

2세들은 1세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1세를 떠나면 자기의 뿌리를 잘라내는 것이므로, 서로 배우고 돕는 입장에서 일했으면 좋겠어요. 뿌리를 바탕으로 저처럼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으니까요.”

목회 초창기에 아련한 소망이 있었다. 교육학 박사를 하며 목회자를 훈련시키는 사역을 그리던 박디모데 목사는 아련했던 꿈들이 이뤄지는 현장에 서있다. CPE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교류하면서 신앙을 돈독하게 인도한다. 또한 사랑을 나눠주는 법과 사랑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 인생에서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한다. 채플린 훈련교수가 되어 어느 한인도 걷지 않은 길에 한걸음씩 길을 내고 있는 그는 오늘도 ‘모리와 함께 하는 화요일’ 속에서 사랑을 배운다.

글 사진: 강지연 기자
문의: 404-686-3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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