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1-12 18:35
에반겔리아 대학교 창립 25주년 기념 포럼 발제 강연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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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HesedKosin…
조회 : 1,945  
   정주채에반겔리아대학교에 거는 기대.hwp (112.5K) [1] DATE : 2020-11-12 18:36:19

 <에반겔리아 대학교 창립 25주년 기념 포럼 발제 강연 원고>

에반겔리아대학교(Evangelia University)에 거는 기대

                                                                         정주채 목사

고신인들의 대부분은 잘 알고 있지만, 미국 엘에이(LA)에는 1995년도에 설립된 에반겔리아 대학교(이후 EU라 칭한다)가 있다. 설립자이며 동시에 초대 총장을 역임했던 분은 고(故) 이근삼 박사다. 그는 고신대학교를 정년 은퇴한 후 도미하여 미주 고신에 개혁주의신학을 가르치고 전수할 신학교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모든 조건이 아주 어렵던 상황이었지만 미주 고신총회와 본국 교회들의 도움을 받아 학교를 설립하였다.  

미주 고신의 신학교설립을 준비하는 가운데 이 박사님은 필자를 따로 만나 설립의 필요성을 역설하시면서 후원을 요청하셨다. 그러나 당시 필자는 이를 반대하였다. 어디나 “늘려 있다시피” 한 것이 신학교인데 거기다 또 하나의 신학교를 보태는 결과밖에 없을 것이 아닌가라는 취지로 완곡하게나마 강하게 반대하였다. 필자를 수제자처럼 여기시고 누구보다 먼저 만나서 부탁하셨는데, 기대하셨던 것과는 영 다른 말을 들으시고 당황하며 매우 섭섭하신 표정으로 필자와 헤어졌었다.

그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LA에 고려신학대학(EU로의 변경은 1999년도였다)이 설립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교회에 후원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보내오셨다. 그리고 이어, 당시 박대근 박사가 학교에서 총무 일을 맡아 봉사하고 있었는데, 총장과 함께 두 분이 귀국하여 필자를 만나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다. 필자는 오시라는 답을 보냈고 얼마 후 서울에서 만남을 가졌다. 이 만남 후 필자는 은사님의 부탁을 계속 거절할 수 없어서 교회에 예산 요청을 하여 적은 금액이지만 후원을 시작하였다. 그것이 필자와 EU의 작은 만남이 되었다.


EU는 아주 힘든 여건 가운데서 설립되었고 천신만고를 겪으면서 교사(校舍)를 마련하였다. 그리고 미국 신학교연맹으로부터 인정을 받았고, 나아가 외국 학생들이 유학 비자를 신청하는데 필수 서류인 아이 투에니(I-12)를 발급할 수 있는 학교로 인가도 받았다. 누구보다 설립자이며 초대 총장을 맡아 수고한 이근삼 박사의 노고가 컸다. EU가 그때도 자립할 수 있을 정도의 학교가 된 것은 아니지만 대학으로서의 기본적인 기반이 그의 임기 중에 닦이어졌다. 그는 고신대학교에서 은퇴한 후 도미하여 별세하시는 그 날까지 학교의 발전을 위해 노심초사하며 헌신하였다.

EU의 연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들이지만, 2대 총장 고 신현국 목사의 임기 중에도 여러 가지 괄목할만한 일들이 있었다. 미연방정부로부터 교육국 학력인준 기관 중의 하나인 트랙스(TRCS-Transnational Association of Christian College and School)의 회원으로 가입되어 학교의 교육여건과 위상이 업그레이드 되었다. 그리고 2013년에는 L.A. Teaching Site를 승인받아 학사와 석사 과정이 정식으로 개설되었다. 거기다 올해(2020년)는 매릴랜드(Maryland) Teaching Site도 인가받았으며, ATS의 준회원(Associate Member)이 되었다고 한다. 물론 여기까지 이르는 데는 본국과 미주의 고신총회와 산하 교회들, 그리고 많은 성도들의 후원이 크게 뒷받침되었다.

이런 발전이 있긴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존립 자체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어려움은 계속 되었다. 그러면서도 학교의 정체성과 소명에 대한 반성과 확인은 치열하지 못했다. 왜 미국에 또 하나의 신학교가 필요했느냐는 문제는 25년 전에만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는 문제요 절실한 질문이다. 우리는 언제나 자신의 정체가 무엇이며, 이 시대를 위한 하나님의 소명은 무엇인가를 계속 질문하고 스스로에게 도전해야 한다. 교회와 신학교는 말할 나위도 없다. 교회를 개척하고 학교는 세워놓고 그 후에는 존립 자체에 매달려 허겁지겁하는 경우들이 얼마나 많은가! 사실 EU도 그동안 이런 신학교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본다.

필자가 가끔 미국에 가면 EU를 방문하곤 했는데, 갈 때마다 다가오는 모습은 ‘존립과 유지에 급급해 있는 학교’라는 인상이 강하게 다가와 솔직히 EU의 존재 이유에 대해 회의적이었었다. 자칫하면 자격도 자질도 없는 사람들에게 목회자라는 라이센서를 제공하는 이상한 신학교들 중 하나로 전락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아팟다. 심지어 학생들이 아주 소수여서 이대로 계속 간다면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우려까지 없질 않았다.


EU의 설립이념과 사명, 그리고 가치에 대한 선언문은 아주 잘 정리가 되어 있음을 본다. 학교의 규모에 비해 비전은 아주 위대하고 훌륭하다. 그런데 학교에는 이런 비전과 목표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학교로서 최소한의 여건을 갖추는 일이다. 학교는 학생, 교수, 캠퍼스라는 세 가지 기본 요소로 이루어진다. 이 세 가지 요건이 갖추어져야 학교 존립 자체가 가능해진다. 그런데 주변 여건은 이런 기본을 갖추기에도 지난한 형편이다.

현대는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앞서가는 소위 선진국들에는 인구가 감소하는 경향이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가 되었다. 그래서 해마다 다수의 초등학교들과 중.고등학교들이 문을 닫고 있다. 대학도 물론 예외가 아니다. 국내의 400여 개의 대학들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4-5년 후에는 최소한 4-50개의 대학들이 문을 닫거나 통폐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학교들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비인가신학교들은 물론 신학대학원대학교들도 학생이 줄어서 존립의 위협을 받고 있는 학교들이 상당수 있다. 필자가 아는 신학대학원대학교들 중에도 학생이 줄어 폐교직전에 있는 학교들이 있고, 인수자를 찾는 등 전전긍긍하고 있는 학교들도 더러 있다. 이런 현상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급속하게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구라파는 말할 것도 없고 미국도 이미 우리나라를 앞서 이런 일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EU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되는 것일까? 필자의 솔직한 고백이지만, 미안하게도 필자의 눈에는 소망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올해 초에 김성수 교수가 총장으로 취임한다는 소식을 알려왔을 때 필자는 취임을 1-2년이라도 미루고 사태를 관망해보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조언했다. 또한 김 총장 자신도 “많은 밤을 지새우며” 기도하고 엄청 많은 고민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 후 김 총장은, 앞서간 선배들이 교회들과 함께 설립하고 운영해온 학교를 그냥 손들고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결단을 내렸다고 했다.

그는 EU를 설립한 분들이 믿음 안에서 가졌던 꿈이 있었듯이, EU에 대한 하나님의 뜻이 있고 부르심이 있을 것이란 믿음으로 몸을 던져 보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필자도, 바울 사도에게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지 말라고 만류했던 성도들이 “권함을 받지 아니함으로 우리가 주의 뜻대로 이루어지이다”라고 권하기를 중단했던 것을 생각하며 권하기를 그쳤다.


그런데 요즘 EU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 우선 학생모집이 최근 몇 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아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가주 지역에 갇힌 학교가 아니라 세계를 향하여 문을 열겠다는 학교의 새로운 방침(본래의 목표이기도 했다)이 서서히 그 효력을 나타내는 것 같다. 새로운 방침이란 세계 각 지역 - 아프리카의 가나와 우간다, 필리핀, 몽골,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등 동남아지역에 교육센터를 설립하고 현대사회가 가진 다양한 시스템과 도구들로 목회자들과 선교사들을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이 일이 하나의 바람이 아니라 관계기관들과 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이미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니 기대가 커진다.

현대는 인공지능시대다. 그리고 통신의 발전은 5G에 도달했다. 그래서 지금은 온라인으로 거의 모든 일이 이루어지고 있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수천 년을 이어온 대면 교육이 아주 비상한 속도로 비대면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 변화가 순식간에 오게 된 데는 코로나19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혀 준비가 안 된 곳에서도 온라인 수업을 불가항력적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 비상대책으로 억지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비상대책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는 이것이 일상의 문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 교육, 예술 등 전 분야에서 보편화될 것이고 물론 현재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단계로 계속 발전해나갈 것이다. 사실 교육이란 학생과 교사의 인격적인 만남(face to face)의 요소가 아주 크고 중요하기 때문에 통신장비에 의존하는 비대면(machine to machine)의 교육이 과연 얼마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하나의 큰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비대면 교육에도 벌써 성공사례들이 나오고 있고 시대의 흐름도 그런 방향으로 흐르고 있음으로 우리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적용해야 할 시스템임에는 틀림없다.

미국에 미네르바학교(Minerva School)라는 대학교가 있다. 이 학교는 하버드대학보다 더 유명하고, 입학하는 것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어느 대학보다도 교육수준이 높은 학교라고 들었다. 여기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소위 비대면 수업을 개발하고 발전시켜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온라인 수업의 단점이라고 볼 수 있는 교수들 및 동료 학생들과의 친밀한 교제의 어려움도 매년 3월에 전체 학생들과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모두 모여 서로 교감을 나누는 축제를  갖는 방법으로 해결하는 등 세계적인 혁신대학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고 한다.  EU도 이런 초현대적인 시스템과 장비들을 잘 활용하면 앞으로 새로운 차원에서 기독교 지도자양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필자가 EU와 새로운 책임자가 된 김성수 총장에게 기대를 갖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EU가 미국 남가주의 한 지역에 있는, 그것도 크지 않은 건물 하나로 이루어진 학교에 지나지 않지만, 앞으로 얼마든지 온 세상을 향하여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시대에 맞는 교육시스템을 도입하고 이를 선점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지금은 정보공유사회다. 신학교육의 콘텐츠도 서로 공유하면 학생들에게 얼마든지 더 수준 높고 풍성한 내용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은 학자들이 주로 책을 통해 지식을 공유해왔지만 이젠 좀 더 직접적인 방법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된 시대가 되었다. 이런 시대적 배경을 생각하며 필자는 EU에 아래와 같은 기대와 함께 몇 가지 제안과 권면을 드리고 싶다. 이미 앞에서 약간씩 언급한 것들을 재정리한 것이다.


1. 무엇보다 먼저 EU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 정체성의 문제를 계속하여 공동체적으로 고민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정체성의 문제는 총장이나 한두 사람들이 고민하고 노력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교수나 교직원들은 물론 이사회나 EU를 뒷받침하고 있는 미주 고신교회 전체가 기도하면서 고민해야 할 문제이고, 존재 이유를 누구에게나 확실하게 대답할 준비를 갖추어야 할 중요한 문제다. EU가 미국에 있는 학교이고, 또 공식적인 학위를 수여할 수 있는 공인된 대학교육 기관이기 때문에 하나님 앞에서 학교의 존재 이유를 발견하고 정체성을 확립하여 공유하게 되면 하나님나라를 위해 많은 일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2. 재미고신총회와의 관계에서 총회직영대학으로서의 위치를 더욱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사실 EU는 교회를 위해 교회가 설립한 기관이다. 그동안 재미고신총회 산하 교회들은 나름대로 EU를 위해 기도하며 열심히 후원해온 줄 안다. 그러나 이제 설립25주년이라는 기념 해를 맞으면서 새 출발하는 마음으로 교회와의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아는 대로는 그 동안 EU가 총회직영대학교로서의 위치를 분명히 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고 본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었을 것이다. 필자가 알기로는 이 문제는 EU의 초대 총장으로 봉사하셨던 고 이근삼 박사가 가장 많이 고민했던 문제였다. 이 문제는 심지어 이곳의 총회에서 거론되기까지 했었다.  

필자가 바라기로는 이제라도 EU가 총회직영대학으로서 위치를 더욱 분명히 하고 교회는 학교를 위해 기도하며 적극 후원해야 한다. 더욱이 이사들은 교회가 학교를 위해 봉사하라고 파송한 줄 알고 학교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EU가 성도들의 사랑과 후원을 받고, 동시에 EU는 교단 산하 교회를 봉사하는 대학으로 성장해 가야 한다.


3. 좋은 교수진들을 많이 확보해서 교육의 질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장 원론적인 말이지만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많은 학교들이 좋은 교수진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수진 확보의 첫째 난관은 재정문제다. 학교운영을 위한 재정확보는 때론 학교의 존립을 위협하기까지 한다. 여기서 필자는 먼저 이사들의 학교를 향한 더욱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싶다. 특히 후원자개발에 앞장서야 한다. 간혹 성도들 중에는 하나님 나라를 위해 뭔가 기여하고 싶은데 신뢰할만한 기관이나 사람을 만나지 못하여 머뭇거리고 있는 분들도 있다. 이사들은 이런 사람들을 찾아 얻는 일에 더욱 분발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어느 학교에서나 이런 일에는 의외로 이사들은 조용하고 총장들이 주로 나서는데,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역할이 뒤바뀐 것은 분명하다. 학사행정은 총장에게 일임하고, 이사들은 그것을 뒷받침하는 일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법률로 이사회의 학사관여를 막고 있다.

둘째 난관은 EU의 비전에 맞는 좋은 교수진을 확보해야 하는 어려움이다. EU는 학문적인 수월성(academic excellence)뿐만 아니라, 신앙인격을 겸비하고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교수진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난관도 EU가 비전과 정체성을 분명히 하면 소명감을 가진 헌신적인 교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앞에서 언급한 대로, 앞으로는 코로나19 이후에도 계속해서 온라인 교육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므로 안목을 넓히면 세계 각국에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에 기꺼이 헌신하고자 하는 좋은 교수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오늘날 목전에서 일어나고 있는 교육환경과 문화의 급격한 변화를 인지하고 여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질 높은 학문적인 결과들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저비용 고효율의 다양한 방법으로 좋은 교수진을 확보해서 학생들이 보다 더 만족할 수 있는 강의 콘텐츠를 제공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우리 고신은 신학적인 지평과 안목을 더 넓힐 필요가 있다. 근본주의나 교리주의(dogmatism)에서 벗어나 복음적인 미션을 위해 다른 교파의 교회들과도 연대하고 협력해야 한다. 필자는 스스로 “고신의 골수분자”로 자처하면서도, 목회의 연수와 경험이 늘어나면서 너무 우물 안에 갇혀 있었다는 것을 반성하게 되었다. 우리 마음에 열린 문을 두면 많은 교회들과 더불어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일, 곧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는 일에 훨씬 크게 기여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4. 위의 제언과 관련되는 것이지만 EU의 연구활동(research function)과 출판 활동을 좀 더 강화시켜 주면 좋겠다.  

신학교육기관을 포함하여 대학은 기본적으로 교육과 연구, 그리고 봉사의 3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양질의 교육이 있기 위해서는 교수들이 연구에 매진해 주어야 한다. 물론, 소수의 교수진용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교수들이 행정 업무를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 것도 현실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수들은 행정보다는 강의를 준비하고 연구하는 일에 보다 더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는 일에 함께 노력해야 한다. 교수들의 연구와 강의의 열매 중 하나는 서적 출판이다. 교수들의 수준 높은 글들은 학교에 대한 좋은 평판과 명성을 높여 줄 것이다.


5. EU는 홍보 활동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고신은 좋은 내용들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도 대외적으로 매력 있는 포장을 하고 소위 상품을 홍보하는 데는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거룩과 구별을 강조하며 협력과 공유는 소홀히 했다. EU는 홍보와 협력에도 더욱 열심을 내었으면 좋겠다. 과대포장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진실하게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홍보전략이 필요하다.

우리가 무슨 장사를 하듯 하자는 말은 아니다. 좋은 것들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를 나누지 못하면 결국 사장되고 만다. 생각해보라. 누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기관을 후원할 수 있겠는가? 예를 들어 한국에 있는 많은 목회자들과 잠재적 후원자들은 “우리가 왜 미국에 있는 학교를 후원해야 하느냐?”라고 생각할 것이다. 연관된 기관들도 마찬가지다. 알지 못하고 어떻게 협력사역을 할 수 있겠는가?

필자는 EU가 선교적인 비전을 가진 학교로서 아프리카와 제3세계 여러 나라의 목회자들을 개혁주의 신학으로 가장 잘 양성해 낼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는 학교라는 사실을 크게 강조하고 싶다. 일단 EU가 미국에 있다는 점, 그리고 작지만 대학으로서의 거의 모든 법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미국에는 수많은 신학교들, 대략 130여개 정도의 한인신학교들이 있다는데, 남가주만 해도 60여개의 신학교들이 있다고 들었다. 이들 중 학력인정기관으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아서 학위를 수여할 수 있는 신학교는 13개 학교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EU는 개혁주의 신학을 가르치는 내실 있는 학교라는 사실들을 잘 홍보하면 학생모집에도 또 후원자 개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선교적인 꿈과 비전을 가진 EU와 동일한 꿈과 비전을 가진 교회와 성도들로부터 물심양면의 후원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6. 기도하는 공동체가 되어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학교가 영적으로 더욱 발전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학교 안에서부터 영적인 부흥이 일어나야 한다. 학교의 분위기가 영적이어야 한다. 해방 후 진해에서 신학강좌로 시작된 고려신학교는 신사참배의 죄를 회개하고 개혁주의 교회의 건설을 앙망하며 기도하던 사람들에 의해 설립되었다. 당시의 채플시간은 물론 강의 시간도 공부 분위기보다 사경회 분위기가 더 강했다고 한다. 지나친 기대인지 모르나 EU에도 이런 운동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총장으로부터 교수들, 그리고 직원과 학생들이 기도하고, 이사들이 분발하고, 재미고신총회 산하 모든 교회들도 기도하고, 기도의 힘으로 학교가 아름답게 성장해 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영적인 일은 영적으로라야 이룰 수 있다. 기도로 나아가면 여러 가지 난관들을 돌파하고 복음을 위한 학교로서의 사명을 수행해 나가는 길이 형통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결언

끝으로 감사하게도 요즘 EU에 재정적인 동원과 뒷받침도 기대 이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 미국 정부의 재난지원금도 있었고, 교육기관을 위한 대출 지원도 아주 낮은 이율로 받게 되어 상당한 자금이 확보된 걸로 들었다. 근일에는 이곳 국내의 어느 장로님이 10만 불을 지원하겠다는 약정을 했다고 한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면 하나님께서 필요한 것들을 채워주실 것이다.

 EU의 교수와 직원들, 그리고 이사회와 후원자들에게 주님의 은혜와 평강을 기원한다. 혹시 위 내용들 중에 지나치거나 결례한 부분이 있다면 해량하시길 바란다.♣


(정주채 프로필)

향상교회의 은퇴

사단법인 여명(여명학교) 이사장

산돌손양원기념사업회 이사장

코람데오닷컴(인터넷 언론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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