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11-18 14:30
고신교회는 공교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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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Hesed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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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교회는 공교회이다!
2014.10.15 15:20 입력

▲유해무 교수
고신교회는 믿음을 지키고 신사참배를 거부하다가 투옥당한 이들이 출옥하고 난 뒤, 한국교회 전체를 향해 회개를 촉구하다가 추방과 왕따를 당해 불가피하게 세워진 공교회이다.

고신교회 후손들은 선배들의 이런 믿음을 잘 계승하고 있는가? 우리 후예들이 한국교회 전체를 향해 회개를 촉구하다가 왕따를 당한 적이 있는가? 오히려 우리는 이 세대와 한국교회의 관행을 그대로 따르고 있지는 않는가? 이미 1990년대 초 이근삼 박사는 이전에 “우리가 잘 믿는다고 자랑하고 교만하던 고신파의 위상은 땅에 떨어지고 이제는 ‘고신파’라고 자칭하거나 부름을 받기가 부끄러워졌다”고 한탄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아름다움을 하늘에서 땅에 던지셨듯이(애 2:1), 고신교회의 위상도 땅에 떨어뜨리셨다.

고려파의 근원적 문제는 ‘소수파’가 아니라, ‘소수파라는 열등감’이다. 부산, 경남이라는 지방이 아니라 지방주의에 빠진 자괴감이다. 신학적 소양의 부족이 아니라 그것을 자긍하지 못하는 무지이다. 무엇보다 자기 역사를 자랑스러워하기는커녕, 부끄러워하는 당당함의 결여가 원죄라면 원죄이다. 심지어 신앙의 선배를 비난하면서 분리주의로 몰아붙이기도 했다. 이것들은 다 세상적 기준에서 본 자기 평가이다. 1960년대 이후부터 한국교회에 교회성장의 열풍이 불어오면서 박윤선 목사가 이미 1954년에 예견이나 하듯, “장로교의 교역자들로서도 무의식적으로 알미니안 신학 사상을 가진 실례가 많으니 통탄할만한” 일이 고신교회 안에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이제 우리는 고신교회의 초기 역사를 돌아보며 하나님 앞에서 믿음으로 자긍심을 회복해야 한다. 한상동 목사는 분리주의자가 아니며, 우리는 분열주의자의 후예가 아니다. 우리 선배들은 지방적 소수를 세우셔서 중앙적 다수를 새롭게 하시려고 했던 삼위일체 하나님을 말씀대로 믿고 순종할 때에 당당하고 담대했다. 그래서 우리 고신교회는 공교회이다. 하나님께서 이 땅에서 고신교회를 세우셨으며, 공교회인 고신교회는 지금도 감당해야 하는 사명이 있다.

우리 고신교회는 공교회이다. 비록 우리 선배들이 고신의 공교회성을 강조하지도 않았고 심지어 의식하지도 않았지만 이것은 우리의 고백이며 사명이다. 우리는 매주일 사도신경으로 ‘공교회를 믿습니다’라 고백한다. 사도신경의 모든 고백은 다 성경에서 나왔지만, 유일하게 성경 외적 용어가 있으니 바로 ‘공교회’의 ‘공’(公)이다.

첫째, 교회는 시공간을 초월한 하나님의 백성 전부를 다 품에 안으며, 사도와 선지자들이 전해준 성경의 기초 위에서 모든 시대와 장소에서 꼭 같은 한 믿음을 갖고 있다. 이것이 공교회성의 첫 특징이다. 교회는 온 세계에 퍼져 있으면서 성경이 가르치는 하나의 교리를 보편적이고 완전하게 가르친다. 고신교회는 성경을 바로 설교하고 하나의 바른 교리를 배우고 그대로 살려고 발버둥을 친다. 그래서 한국교회 전체는 종종 고신교회를 표준으로 삼는다. ‘한국교회가 이렇다, 저렇다 비난을 받아도, 고신교회만은 바로 서야 한다’는 칭찬과 바람의 소리를 우리는 자주 듣는다. 사실 고신의 선배 때문에 듣는 이런 찬사에 현재의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부끄러워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부끄러움 가운데서 우리는 고신교회가 공교회임을 새롭게 깨닫는다.

둘째, 교회는 시공간 속에 존재하지만, 시공간의 제약을 받거나 그 세대를 본받지 않아야 한다. 나아가 교회와 교인의 일터는 세상 전부이다. 이것은 공교회성의 두 번째 특성이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받으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서 만물을 다스리고 계심을 고백한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교회 안에서만 영광을 받지 않고 온 세상 전부에서 영광 받으시기를 원하신다. 우리는 공교회성의 고백으로 세상(장망성)을 등지고 천성으로만 향하는 이 세상의 순례자가 아니다. 오히려 하늘과 땅의 주인이 부활하신 예수님이심을 선포하고 이 세상이 삼위일체 하나님께 속하였음을 우리의 직업과 일상에서 싸우면서 보여줘야 한다.

우리 고신교회는 성경의 보편적인 진리를 깨닫고 고백하는 일과 세상이 부활하신 그리스도께 속했다는 것을 이 땅에서 잘 보여줌으로써 고신교회의 공교회성을 잘 드러냈다. 이런 공교회성의 관점에서 고신교회는 고신대학교와 복음병원을 세웠다. 그렇지만 설립 이후에는 두 기관이 고신교회의 공교회성을 드러내기보다는 오히려 훼손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이근삼 박사의 한탄도 나왔다. 그렇지만 이제부터는 공교회성을 확고하게 정립하기 위해 어떤 비난과 어려움을 감수하고서라도 두 기관을 제대로 세울 일만 남았다.

한국교회는 급속도로 교인수가 감소하면서 쇠퇴의 길로 들어섰다. 게다가 지난 8월 교황 방한 여파로 많은 신자들이 성당으로 향하고 있다. 고신교회는 한국교회 성장 가운데서 더디게 성장했는데, 이 때문에 고신교회의 역사와 정체성이 흔들릴 정도였다. 그런데 묘하게도 고신교회는 더디게(?) 감소하고 있다. 성장의 때든지 감소의 때든지 더딘 속도를 자랑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공교회인 고신교회의 사명은 이 땅에 빛과 소금이 돼 교회를 개혁하고 사회를 치유함으로써, 한국교회와 사회 전부가 소동해 고신교회로 와서 “하나님의 큰일을 듣고 보게 해야 한다”(행 2:6, 11).

우리 고신교회는 하나님께서 이 땅에 베푸신 값진 선물이다. 고신교회의 구호라고 할 ‘신앙의 정통, 생활의 순결’은 공교회성의 표출이다. 고신교회는 한국교회와 사회의 소망이다! 한국교회의 쇠퇴가 시작된 지금, 우리는 우리의 사명을 새삼 인식하고 한국교회와 사회의 본이어야 한다.

유해무 교수 / 고려신학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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