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2-18 14:50
이정복 목사의 설교아카데미 2 (설교를 설교답게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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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를 설교답게 만드는 것

(토론토 아름다운 장로교회)

사람들에게 ‘무엇이 설교를 설교답게 만듭니까?’ 라고 물으면 어떤 분들은 오디네이션(ordination-목사 안수식)이 설교를 설교답게 만든다고 답할 수 있다. 이런 분들은 아무래도 안수를 받은 목사가 설교할 때 말씀이 더 권위 있게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설교자들도 사실 안수를 받고 나면 말씀을 전하는 태도가 확연히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일리 있는 답변일 수 있다.

모택동 치하에서 순교한 중국의 웟치만 니(Watchman Nee)의 ‘말씀의 사역’을 보면 설교는 나이가 든 사람이 잘한다고 니(Nee)는 주장한다. 인생의 달고 쓴 온갖 경험을 다 맛본 사람의 인격을 통해서 말씀이 나오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도 니(Nee)의 말에 동의하며 그래서 선배목사님들이 부러울 때가 많다.

그러나 학문적인 측면에서 ‘무엇이 설교를 설교답게 만듭니까?’ 라는 질문을 받으면 위의 두 가지만을 가지고 답할 수는 없다. 더 중요한 두 가지 요소가 그 앞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더 중요한 두 요소는 무엇인가?

하나는 ‘성령의 조명을 위한 기도’(prayer for illumination by the Holy Spirit)이고, 다른 하나는 ‘성경에 대한 충실도’(faithfulness to script-xure)이다. 설교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통해서 말씀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의 일’ 이기도 하다. 그래서 설교자는 본문 구성 분석력, 성경 신학적 이해, 수사학적 지식, 전달의 노련함 등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설교는 ‘인간의 일’ 이전에 ‘하나님의 일’ 이기 때문에 ‘성령의 역사’가 필수적이다. 그래서 말씀을 준비하는 설교자 자신뿐 아니라 말씀을 기다리는 온 성도는 성령의 조명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성령이 역사할 때 대단치 않은 설교가 하나님의 임재의 기회가 되지만 성령의 역사가 없을 때는 탁월한 설교가 도리어 은혜를 마르게 한다.

두 번째로 설교다운 설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설교자는 ‘성경에 충실’해야 한다. 정성구교수의 ‘한국교회 설교사’를 보면 1980년대 이전의 대부분의 한국교회 설교는 제목설교와 본문설교였다고 한다. 제목설교는 설교자가 다루고자 하는 주제나 문제를 내걸고 그 문제에 관해서 성경이 말하는 바를 여기 저기서 뽑아 설명 증명하고 마지막으로 설교자 자신의 결론을 적용시켜나가는 설교방법이다. 효과적으로 수행될 때 은혜를 끼칠 수 있지만 성경 자체의 의도보다 설교자의 의도가 앞서 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본문설교는 비교적 짧은 성경의 한 두 구절을 본문으로 하는 설교이다(여기에는 학자마다 견해차가 있다). 본문을 짧게 잡기 때문에 문맥이 무시되어 역시 본문 자체의 진정한 의미보다 설교자의 의도가 강요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달리 말하면, 설교가 성경은 많이 언급하지만 성경적이 아닐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해돈 로빈슨 박사는 그의 ‘강해설교’에서 “설교자가 성경에 충실 하는데 실패하면, 그는 그의 권위를 던져 버리는 것이다. 그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말씀으로 청중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말을 가지고 만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대의 많은 설교자들이 청중들에게 단순히 하품이나 불러 일으킬 뿐, 하나님께서 그[설교] 안에 있지 못하게 한다”고 했다.

‘무엇이 설교를 설교답게 만드는가?’ ‘성령의 조명을 위한 기도’와 ‘성경에 대한 충실성’ 이 두 요소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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