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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진박사의 선교 이야기] 누가 기독교를 서양 종교로 만들었는가?>


                            <누가 기독교를 서양 종교로 만들었는가?>

1. 기독교는 아시아 종교이다.

기독교는 아시아에서 탄생한 아시아 종교임에도, 서양 종교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서구 문명, 과학, 학문, 공산 이념도 서양 것인데, 유독 기독교만 서양 것으로 거부한다. 기독교 탄생지는 아시아이다. 4세기 초까지만 하여도 기독교의 무대는 주로 중동과 북아프리카였다. 중동 국가 중 시리아는 초기 기독교회사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초대교부 상당수의 출신 지역은 유럽이 아니라 북아프리카, 아시아이다. 클레멘트, 오리겐, 아다나시우스, 키릴은 헬라어로, 키프리안, 터툴리안, 어거스틴은 라틴어로 썼지만, 이들은 북 아프리카인들이다. 순교자 저스틴은 유명한 변증가이다. 그의 변증서는 서양 신학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그는 서양 사람이 아니라 사마리아 근처의 세켐 출신이다. 그런데도 서양 교회사는 이들을 마치 서구신학자인 것처럼 말하였다. 사무엘 마펫 박사도 “아시아는 어거스틴, 터툴리안 같은 위대한 신학자를 낳지 못하여 신학적으로 서구보다 뒤떨어진다. 이 두 신학자는 서구의 변증가 (the apologists of the West)라고 하였다.(Samuel H. Moffett, A History of Christianity in Asia, Vol. 1 507). 이 두 신학자의 출생지는 서양이 아니라 지금의 알제리의 카르타고 출신이다.

기독교는 셈족 종교이다. 인도의 한 힌두교 학자는 종교를 아리안 종교와 셈족 종교로 분류하면서,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는 아리아인의 종교로,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는 셈족 종교라고 하였다. 인도의 상류층 사람들은 자신을 아리안 인종이라고 자부하는데, 이유는 아리안은 서양에 속하였다는 것을 암암리에 과시한다.

2. 힌두교, 불교가 서양인의 종교이다.

힌두교 불교가 서양 종교인 것은 인종적으로 이 두 종교를 만든 자들은 아리아인으로, 이리안인은 서양에 속한다. 인도의 종교연구가 라나짓 팔은 저서 『불교 메소포티미아 기원설』(일본어 번역)이라는 책에서 불교가 메소포타미아에서 시작되었다는 이론을 제기하였다.

그가 주장하는 핵심 사상은 메소파타미아(현재 이란)의 아리안 문명이 중국과 기독교 문명의 뿌리라는 것이다. 기독교의 출생지도 메소포타미아라는 황당한 주장을 한다. 필자는 수년 전 인도 칼카타에 그를 직접 만나 장시간 인터뷰하였는데 솔직히 기분이 편치 않았다.

아리안 우월주의를 강조한다. 영은 선하고 물질은 악하다는 이원론 사상은 희랍철학과 동일하다. 이리스토텔레스 제자 알렉산더 대왕은 희랍철학과 인도 사상의 교량역할을 하였다.  캄보디아어, 태국어, 미얀마어는 아시아 언어 군이 아니라 인도-유럽어로, 뿌리는 산스크리트어와 팔리어이다. 서양선교사들이 동남아 어를 잘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20세기 초, 미국목사 르무엘 콜 반즈는 “월리암 케리 이전의 2천년 동안의 선교”에서 아주 흥미로운 말을 한다. “우리는 유럽 밖의 사람들 중에 인도사람들에 대하여 더 친근한 관심을 가진다. 이유는, 그들의 혈통이 우리와 거의 가깝기 때문이다. 그들의 모국어인 산스크리트 어는 의심할 여지없이 우리가 속한 인종인 아리안 뿌리인 인도-유럽어 이다.

그들은 비기독교인중에서는 회랍과 로마를 제외하고는 가장 발전하고도 우수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어떤 점에서 인도인들의 영적 발전은 과거와 현재, 기독교인이든 비기독교인든 상관없이 어떤 사람들보다 우수하다. 그러나 그들의 사회는 계급주의이고 대중들은 천박하고도 잡다하고 신론에 사로잡혀있다“ (Lemuel Call Barnes, Two Thousand Years of Missions Before Carey, 1900, 87-88). 반즈 목사는 인도인은 우수한 아리안 인종으로 높이평가하면서도 인도종교로 인한 계급주의를 부정적으로 보았고, 비 아리안인들이 기독교를 잘 받아들인다고 언급하였다.

3. 기독교를 서양 종교로 만든 이념과 신학

첫째, 공산주의와 좌익 이데올로기는 체질상 반자본주의, 반서구, 반미, 반기독교로서, 기독교와 서구를 동일시한다. 공산주의는 이념적으로 종교를 민중의 아편으로 보기 때문에 기독교를 거부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다. 지금 아시아 공산국가가 기독교를 극도로 핍박하고 있다.

2차대전 이후, 특히 1960년대, 반서구, 반기독교 정서가 비서구 세계를 휩쓸었다. 아시아 아프리카는 공산주의와 이념적 결탁을 하여 서구와 기독교를 공격하였다. 이것은 기독교 선교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학교에서 자본주의, 민주주의, 기독교를 객관적으로 가르치지 않고 공산주의, 사회주의, 진화론만을 교육하였다.

둘째, 이슬람 종교의 확산과 반기독교 정서이다. 최근 무슬림 인구 증가와 이슬람 테러는 도리어 기독교가 비난과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무슬림들은 반기독교, 반 서구 감정의 원인을 항상 십자군 전쟁에 돌린다. 기독교적 서양이 침략자였고 살인자라고 정죄한다. 십자군 전쟁은 중세 가톨릭이 자행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무슬림들은 가톨릭과 개신교를 분리하지 않고 하나로 취급한다.

셋째, 서구의 계몽주의 철학자들과 사상가들이 기독교를 서양 종교로 만들었다. 서구 기독교의 비극은 이성에 기초한 계몽주의, 합리주의와 성경적 기독교를 조화하려고 하였지만 도리어 기독교의 초자연주의를 거부, 세속주의를 발전시키었다. 계몽주의와 신학적 결합을 한 기독교는 서양 기독교이다.

독일의 종교사학파(하르낙과 에른스트 트뢸취)는 기독교는 더 우수한 서양문명에서 나왔기 때문에 다른 종교보다 더 우월할 뿐이지 절대는 아니라는 것이다. 계몽주의는 하나님의 섭리를 부정하는 이신론( Deism)의 신이 우상이 되고 말았다.

1930년대 미국 개혁주의 신학자 그레샴 메첸박사는 저서 『기독교와 자유주의』에서 자유주의 기독교는 참 기독교가 아닌, 다른 기독교라고 정면으로 자유주의 신학에 도전하였다. 자유주의 신학이 강조하는 인권신학, 사회정의, 민주화, 해방신학, 종교다원주의 신학을 선교지에서 가르칠 수 있는가? 공산주의 국가도 성경만을 가르치는 선교사는 추방하지 않는다. “정치화된 기독교”를 선교지는 용납하지 않는다.

넷째, 아시아에서 등장한 민족주의 운동은 기독교를 서양종교로 만들었다. 미국 윌슨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는 아시아에 민족주의 운동을 부채질을 하였다. 아시아 나라들은 근대적 의미에서 민족주의를 발전시키지 못하였다. 민족주의 이데올로기는 서구에서 발전한 것으로, 아시아에서 민족주의를 먼저 도입한 나라는 일본이다. 민족주의란 자기 국가의 독립과 자주성과 존엄성을 지키고자 하는 정신이다. 그러나 20세기 아시아에서 일어난 민족주의 운동은 불행하게도 반 식민지, 반 서구, 반 기독교적 성향을 나나내었다. 즉 일종의 반동운동(reaction against)이다.

토인비는 민족주의란 한정된 영토 안에 있는 사람들이 집단적 인간의 힘을 숭배하는 것이라고 우려하였다 (the worship of collective human power within local limits). 2차 대전 이후 대부분 아시아 나라들이 서구 식민지로부터 해방되면서 자신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찾기 시작하였다. 문화적 정체성의 뿌리는 자기 민족이나 인종들이 신봉하는 종교이다. 이로 인하여 60년대와 70년대는 아시아에서 종교부흥이 일어나는데, 이점에서 아시아에서 종교부흥과 민족주의는 맥을 같이한다.

다섯째, 토착화와 상황화 신학이 기독교를 서양종교로 만들고 있다. 토착화는 1938년 국제선교회 (International Missionary Council) 이후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대만 신학자 소키 코(Shoki Coe)는 세계기독교협의회 (World Council of Churches: 이하 W.C.C로 표기)의 신학교육기금(Theological Education Fund)의 책임자로서 상황화 신학을 제안하였는데 골자는 아시아에서 신학교육은 해방신학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주의 신학자들이 주장하는 토착화 이론은 우리가 믿는 기독교는 서양화된 기독교임으로 기독교 본질에서 “서양 옷”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토착화 논쟁이 일어나자 한국의 한 화가는 예수님에게 한복을 입히고 갓을 씌었다. 토착화가 신학의 주요 이수가 된 후 이후 어느 신학교는 졸업식에 까운 대신 유교 선비들의 옷을 입고, 성찬식에서는 와인이 막걸리로 대치되었다. 그러면 와인은 서양 술인가?

4. 한국교회는 토착화 신학없이 토착화하였다.

우리는 초기 서양 선교사들이 우리에게 전한 기독교가 서양 기독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성경적 기독교를 강조하면서 처음부터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을 가르쳤다. 초대교회 한국 목사들은 양복을 입지 않고 전통적인 한국의 옷인 한복을 입었다. 양복은 기독교가 전한 것이 아니라 근대화의 자연스런 산물이다. 토착화 신학이 소개되기 전에 이미 한국교회는 토착화를 실천하였다. 새벽기도, 헌금자 호명, 여전도사, 큰 소리의 통성기도는 서양 기독교에 없는 한국화 된 전통으로 정착하였다. 그 유래가 어디서 왔든지 자연스럽게 시행된 토착화이다.

구약성경의 많은 풍속이나 문화는 한국 문화와 유사한 것이 많이 있다. 스탠포드 대학교 사회학 교수 팔머는 한국교회가 부흥하고 성장한 것은 한국 문화와 구약 문화 사이에 유사성이 많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우리는 복음주의 기독교가 서양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2021. 06.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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